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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와영희
(2007/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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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하종강, 철들지 않은 오십 대... (글샘)

철 좀 들어라.
남들처럼 네가 배워먹은 학벌을 이용해서 진급도 철꺽 철꺽 하고,
돈도 좀 수월수월 벌어서 주변 사람들에게 존경도 받고,
가족들 걱정하지 않게 보험도 여러 개 들어 두고,
틈틈이 주식 투자도 좀 하고, 펀드에도 돈 점 넣어 두고 해서 미래를 대비하고,
돼먹지 않은 신문 같은 건 보지도 말고,
공병호 선생님 책을 밑줄 쳐 가면서 읽으며,
세계의 석학이라는 '문명의 충돌' 같은 책들도 좀 즐기고,
막돼먹은 노동조합 같은 인종들 상종하지 말고,
이미 벌써 오래 전에 망해먹은 사회주의 같은 건 꿈도 꾸지 말고,
제발 철 좀 들어라...

이런 것이 철드는 것이라면 단호하게 'NO!!!'하겠다는 이야기로 들린다.

하종강은 얼굴도 잘 생겼지만, 글도 참 잘 쓴다.
쉽게 술술 쓰는 것 같으면서도 재미있는 글이 나온다. 물론 그 짱구 속에서 엄청난 투쟁이 단어들을 통해 벌어지고 있으리란 상상을 할 순 있지만...
그리고 취미 생활도 고상하다. 무선통신사이기도 하면서 클래식 음악에 대한 관심도 깊고, 자동차에 대한 흥미도 매니아 수준이랄까?

여느 사람이라면 불이라도 났을지도 모를 에너지로 충만한 50대다.
그렇지만... 그는 아직 철이 나지 않았다.
아직도 노동자들 곁에서 파업을 부추기는 불순 세력이며, 노동 강좌에 강연을 하러 연중 무휴 휴가도 반납하고 뛰어다니는 돈 안 되는 일만 골라서 하는 사람이다.
한겨레신문처럼 색깔이 맘에 안 드는 신문에 글을 기고하는 사람이고,(한겨레에서도 잘릴 뻔 했는데 그의 기지(?)로 모면한 이야기도 재미있다.)
오죽하면 이 책의 표지도 순 빨갱이다.

한 때의 운동을 '표피적'인 활동으로 생각하고 이미 기득권층보다 빨리 기득권층이 되어버린 철든 친구들을 바라보면서 하종강은 씁쓸하다.

탐욕스런 자본가에 의해 만들어진, 산타라는 족속 때문에,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선물을 받을 수가 없는 계급에 속한 얼마나 많은 아이가, 선물을 받을 수 있는 계급에 속하는 아이들을 부러워하며 슬퍼할 것인가... 착한 아이들에게만 선물을 준다는 설정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모든 아이들은 착하다, 착하지 않은 아이란 애초에 없다, 누구를 위한 착한 아이인가, 선물 따위 알량한 미끼로, 순수한 아이들의 자유와 개성을 억압하고 노예화하는 산타는, 용서할 수 없는 존재인 것이다... 착한 아이여, 총을 들어라. 그리고 너의 방 창문을 두드리는 산타를 향해 쏴라...

이 대사는 굴뚝으로 내려오는 산타를 레어저포로 쏴 죽이고, 아래위에서 프레스로 압착시켜 죽이고, 굴뚝 공기를 모두 빼 진공 상태로 만들어 아홉 구멍에서 피를 토하게 해 죽이고, 마지막에는 방어선을 돌파하고 집안으로 들어오는 데 성공한 산타 할아버지를 기어이 권총으로 쏴 죽이는 엽기 만화에 딸린 이야기를 그가 옮겨 적은 것이다.

그의 이야기는 코믹하고, 때론 센치하지만,
그의 눈은 항상 가장 낮은 곳에 있다.
크리스마스에 선물 하나 받지 못하는 가난한 아이들 옆에,
하얀 눈이 내려 쌓이는 바닥의 차가움을 견디며 농성하는 천막 안 사람들 옆에,

너무 빨리 어른이 돼버린 386 모두에게 하고 싶다.
제발 철들지 말라고...
아는 의사에게서 철들지 않은 걸로 치면 거의 정신병 수준이라는 말을
칭찬으로 알았다는 하종강 형님같은 분도 있지 않은가.
한국 사회처럼 점잔빼는 사회에서 나이 들어 철들지 않고 산다는 게 그리 만만한 일은 아니다.
그러나, 너무 빨리 어른이 돼버린 386 형님들도 이 나이가 돼 보신다면,
유시민처럼 철들지 않고 사는 사람들의 즐거움 또한 꽤나 쏠쏠하다는 것을 아실 날도 있을 것...

철드는 일이 성숙하는 일이 된다면 좋은 일이련만,
타협하고 추해지는 일이라면, 철들지 않는다는 것도 아름다운 일이리라.
그러나... 아름다운 일일지라도, 옳지 않음과 타협하는 일은 힘들고 고단한 일이다.

그래서, 혼자선 못할 일일는지도 모른다.

알라딘 서평)
http://blog.aladdin.co.kr/silkroad/1592260   글샘() 2007-09-27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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